지난 목요일 추운 방에서 바지도 안입고 놀고난 후 아이는 감기에 걸렸다.
콧물은 기본이고 이제까지 앓던 감기와는 다르게 가슴 통증, 기침이 심했고, 열도 전에 비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일요일에 병원에 데려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인 후 증세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월요일은 아이 감기가 심해 킨더에 보내지 못하고 종일 집에서 함께 지냈다.
숫자는 1~10까지 곧잘 쓰고 알파벳도 몇가지는 쓴다. 하지만, 몇 가지 숫자나 글자는 거울로 비춘 것처럼 반대로 쓴다 (3, 7 같은 것)
자기 이름, 엄마 이름은 혼자서도 쓰고, 나머지는 철자를 불러주면 받아쓴다.
워드로 친구들 이름 쓰기도 한다.
처음 쓴 한글은 아이의 가장 친한 인형 친구 '멍멍이'.
낮잠은 자지 않으면 너무 피곤해하고 짜증내는 아직 아가같은 아이를 킨더에 보내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이곳의 교육 체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좀 서둘러 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 년 더 늦게 보내도 되는 것이었는데).
하지만, 옮겨줄까 물어볼 때마다 킨더가 재미있고, 다른 방(친한 친구들이 더 많은 프리 킨더)으로 옮기기 싫다는 아이 말을 들으면 내가 걱정하고 방을 옮겨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나 혼자만의 욕심인가 싶다. 내 마음 편하자고 그러는가 싶기도 하고.
킨더에서 이것 저것 배워오는 것은 많지만, 배우는 것보다 그냥 아이가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파서인지 짜증과 말도 안되는 떼가 엄청나게 늘었다.
안그래도 네돌이 지나면서 부쩍 자기만의 기준 혹은 법칙이 생겨 그것에 맞춰 뭐든 하고 싶어하고 우리가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감기까지 겹치니 짜증의 끝을 달리는 중이다.
아이가 자기만의 판단, 기준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 기준이라는게 정말 말도 안되는 것이 함정이다.
오늘 깨어있는 시간의 90%를 짜증으로 보낸 아이와 나.
아프고 피곤하고 힘들겠지.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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